행정도시 수용-박근혜 대표의 패착(敗着)
2005-03-06 15:07:10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일 행정중심 복합도시 특별법 국회통과 이후 당 내홍과 지도부의 책임론에 대해 “당 대표가 당론을 지킨 게 책임져야 하는 일이냐”고 반박하며 “중요한 것은 당의 최고 의결 기구인 의총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당론(행정도시 후속대책 여야 합의안 수용)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대표는 당의 결정이 상식적, 합리적으로 이뤄지게 해야 하고, 일단 표결로 정해진 당론은 지키는 게 임무다. 어떤 결과가 나왔든 대표로서 지킬 의무는 지켰다.” 말했다.
이어 박근혜대표는 4일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것을 한 순간이라도 잊어버린다면 모두에게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와 선진국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얼마만큼 책임질 수 있는 약속을 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하는 것"이라며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우리 사회가 입만 열면 민주다 개혁이다 혁신이다 하면서 작은 약속하나 지키지 못하는 것은 기본 철학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고, 자전거도 못 타면서 오토바이를 탄다고 큰 소리 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이 오토바이를 타는 것보다 쉬운지 어려운지는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박대표는 행정도시 여야 합의안을 수용한 한 것을 가지고 표결에 정해진 당론을 지키는 것이 대표로써 지킬 의무라 강조한다. 그리고 국회의 법률안 표결에서 그녀는 대표로써의 의무를 기표시간을 지키지 못하여 기권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한다. 작은 약속하나 지키지 못하는 것은 성실성의 문제이지 거기에 왜 철학이 나오는 지 모를 일이다. 제1 야당의 대표가 되어서 자신이 아는 소리 모르는 소리 분간 못하며 감당하지 못할 소리를 떠버리며 되지 않을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이 궁색하기 짝이 없다.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철학을 말하며 대표의 의무를 강조하는 사람이, 정작 표결에서는 기권하며 속 들여다 보이는 기회주의적 처세를 감추려 한다.
국민에게 한 약속을 한 순간이라도 잊어버린다면 모두에게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박대표의 말은 수도이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하여 박근혜씨가 보여주었던 반응을 들추어보면 낯뜨겁기 짝이 없다.
지난 해, 10월 21일신행정수도건설에 대한 헌재의 결정에 대하여, 한나라당의 반응은 그야말로 환영일색이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헌재의 판결을 환영하고 위대한 결정을 내린 재판관에게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여당도 이번 판결을 존중하고 따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 또한 법치주의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가 위대함을 다시 느꼈다 말했었다.
한 순간이라도 국민에게 한 약속을 잊어버리면 모두에게 신뢰를 잃는다는 것을 말하는 박대표가, 국민에 대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 위헌 결정이 난 바로 다음날인 10월 22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의 기조연설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과 관련, 한나라당이 지난 16대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에 협력한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대표는 이날 "작년 말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참으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충청도민 여러분이 받았을 충격과 상실감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었다. 박대표의 말대로라면, 이 순간 이미 박대표는 적어도 충청도민에게는 모든 신뢰를 잃어버린 자신의 약속을 아무런 죄의식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실없는 정치인이 되고 말았다. 물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소중하고 중요하고 심지어 위대하다고 믿는 법치주의에 대한 그녀의 신념 때문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위대한(?) 결정에 대한 박대표의 경의에 찬 이해는 노대통령에 대한 강한 질책으로 이어진다. 박근혜는 2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결정과 관련, "누구도 헌재 결론의 법적효력에 대해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승복하는 지, 안하는 지 모호하게 한 것은 헌재 결정에 무게를 안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과 않고 버티겠다는 태도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노대통령을 몰아세우며,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으면 나라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채 다섯 달도 되지 않아 그가 찬양하였던 위대한 결정을 외면하고, 내팽개쳤던 국민과 약속을 다시 강조하며 헌재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헌정질서 파괴적 결단을 내린다. 그녀의 걱정대로라면 이제, 나라가 대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심란한 것은 오락가락하는 그녀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법치주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 박대표의 罪이다. 정치가가 무지하면 필연적인 귀결로 국민에게 罪를 짓게 된다.
헌재는 신행정수도에 관한 법률의 위헌 결정문에서 수도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권력의 핵심적 사항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 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실현하고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의미한다. 나아가, 서울이 수도인 것은 국가 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사실 또는 전제된 사실로서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의 국가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결정은 이어, ‘서울이 수도인 사실’은 단순한 사실명제가 아니고 헌법적 효력을 가지는 불문의 헌법규범으로 승화된 것이며, 사실명제로부터 당위명제를 도출한 것이 아니라, 그 규범력에 대한 다툼이 없이 이어져 오면서 그 규범성이 사실명제 뒤에 전제되어 왔다 판시한다.
서울의 수도라는 관습헌법은 헌법개정 외에도, 관습헌법은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국민적 합의성을 상실함에 의하여 법적 효력을 상실할 수 있다. 관습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하여 유효한 헌법규범으로 인정되는 동안에만 존속하는 것이며, 관습헌법의 존속요건인 국민의 합의성이 소멸되면 관습헌법으로서의 법적 효력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관습헌법의 요건들은 그 성립의 요건일 뿐만 아니라 효력 유지의 요건이다. 나아가,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을 하위 법률의 형식으로 의식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여부에 대하여, 우리나라와 같은 성문의 경성헌법 체제에서 인정되는 관습헌법 사항은 하위 규범형식인 법률에 의하여 개정될 수 없고, 헌법 제10장 제128조 내지 제130조의 헌법개정절차를 요구한다고 판시한다.
박대표는, 이러한 헌재의 결정을 법치주의의 위대함으로 찬양했었다.
헌재의 결정에 대하여 관습헌법에 대하여 이의 제기한 여당과는 달리 한나라당은 한 목소리로 헌재의 결정에 대하여 환영일색으로 반응하였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으면 나라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 노대통령을 강하게 질책하며, 헌재의 결정을 지지하였던 한나라당과 박대표가 이제 그 입장을 완전히 뒤집으며 당의 최고 의결 기구인 의총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당론(행정도시 후속대책 여야 합의안 수용)이 결정됐다 말한다. 박대표와 한나라당 일부 인사들은 헌재 결정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바꾸며, 이미 뒤집어 버렸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기본 철학 운운하며 국민을 농락하고 있다. 자신의 행동과 말에 책임지지 못하고, 박대표는 자신이 위대한 업적이라 칭송하였던 헌재 결정의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지하여 용감한 것인지, 충청권의 표밭에 눈이 멀어 정치인으로서의 양식과 신념을 내팽개쳤는지는 모르겠다. 신념이나 철학 같은 것은 애당초부터 있어 보이지 않는 박대표이다.
자신 소신이나 신념이 없는 자는 눈 앞의 이익에 一喜一悲하여 줏대 없이 구차한 행동도 염치를 모르고 행한다. 분수 모르고 대권욕에 눈이 먼 박대표의 기회주의적 행태가 딱 이 꼴이 아닐까?
위대한(?) 헌재의 결정 따르면, 행정중심 복합도시 특별법 또한 당연히 위헌이다. 무엇보다 행정중심 복합도시 특별법은 헌재가 판시한 수도의 개념-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 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하는-을 바꾸는 일이고, 나아가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의 존속요건인 국민적 合意性을 소멸시키기에 충분한 법률이다. 한나라당이 위대한 결정이라 칭송하였던 헌재의 결정에 대하여 박대표 스스로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으면 나라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리고 이제, 박대표 자신과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동조하고 찬양하였던 헌재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헌적 발상으로 국민과의 약속 운운하며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작태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다수의 의사로 멋대로 법을 만들어져서는 아니된다.
법률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법률은 정의에 기초한 공정하고 정당한 법이어야 하며, 그 법을 준수하여야 할 국민이 그 타당성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책임 있는 개인은 어떠한 규범이 자신의 행위를 제약하고 구속할 때, 그 규범이 내적으로 정당한 규범인가를 질문할 것이고, 실질적으로 타당한 규범인가를 묻게 된다. 법률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제약하는 것이라면 법률의 정당성과 타당성에 나아가 공정성에 대한 질문은 보다 절박한 것이 된다. 국민의 과반수 이상의 이해가 얽혀 있는 수도 이전에 관한 법률이 국민적 합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정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아가 법률의 제정은 반드시 헌법률과 헌법정신에 부합되게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40여년 독재정치를 거쳐오며 국민적 합의나 헌법을 무시하고 법률이 권력자 마음대로 만들어져 왔고, 그 결과 우리 사회가 고비용 저효율의 거덜난 국가시스템이 되어버린 것이 국가발전에 최대의 장애요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행정중심 복합도시 특별법은, 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여, 여야 의원들의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수도를 두 조각을 내어도 괜찮다는 지극히 무책임하고 무모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번에 여야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짜낸 편법의 아이디어가 ‘분할된 수도’에 ‘복합도시’ 기능을 누더기식으로 조직(組織)한, 전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기형적 수도건설안’이다.
무지하며 무능한 정치인은 부도덕한 정치인보다 오리려 국민과 국가에 훨씬 해악할 수 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정하거나, 박정희 딸이라 좋게 보아줄 일이 결코 아니다. 지금 국가의 재정적자 규모가 200조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행정도시는 다음 대선이 치루어지는 2007년 착공하여 2030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어야 하는 건국이래 가장 대규모의 국책사업이다. 지금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을 지닌 대한민국이고 2050년에는 세계 최고의 고령화 사회로 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우리사회가 자칫 고비용 저효율의 사회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할 싯점에서 비용소모적 대규모 국책사업을 벌린다는 것이 무모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행정도시 이전에 소용될 비용 조달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없이,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대규모 국책사업을 벌린다는 것 자체가 여권 386세대가 벌려놓은 넌센스로 여겨진다. 20여년 소요될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마스터플랜 같은 것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행정도시 건설이, 장장 15년 4대에 걸쳐 2조원을 투자하고 중도 하차하게 된 새만금사업처럼 되지 말란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창비)를 펴낸 명지대 김석철 학장은 "행정도시와 새만금 문제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난제라는 점에서 서로 닮은 꼴"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좌절할 수밖에 없는 행정도시 건설 계획은 국가 균형발전에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충청권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만약 정권이 바뀌어 법령이 폐지된다면 행정수도는 어디로 갈 것인가?
수도이전 위헌판결 이후 운동권 출신 인사의 한 기고문의 일부분이다.
‘돌파’하지 말고 ‘우회’하라. 위기에 몰린 적은 더욱 완강하다. 하지만 시간은 진보의 편이다. 철저히 룰을 지키고 국민적 동의를 획득해나가면서 한꺼번에 장군을 부르려 하지 말고 눈앞의 졸병부터 먼저 내 편을 만들어나가라.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무조건 승복하라. 그리고 그 깨끗한 승복의 대가로 현재 난관에 봉착해 있는 이른바 4대개혁 입법을 먼저 관철하라.
행여나 행정수도 이전으로 기득권층의 기반을 붕괴시키겠다는 발상은 이제 포기하라. 대신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더 큰 전략적 목표를 축으로 사실상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안은 적지 않다. ‘천도’를 선언하지 않고도 천도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우리는 이 정권이 어떤 경천동지의 업적을 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 정권 이후의 앞날이 예측 가능한 것이 되게끔만 제발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어주기 바란다.
(2004년10월27일 제532호 한겨레21 김명인/ <황해문화> 주간)
박대표의 행정도시 특별법에 대한 합의안의 수용은 마치 위의 기고문에서 말한 내용을 글자 그대로 충직하게 협조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박 대표가 여권의 행정도시 특별법에 손을 들어 주고 있는 것은 대권욕에 빠져 어처구니 없이 두어버린 패착이다. 박대표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아가 야당 대표 노릇조차 온전히 감당하기 조차 벅찬 그녀의 무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충청표를 가져와야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유혹에 눈과 귀가 닫혀 기형적으로 찢어진 수도 건설에 편승하여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는 꼴이다. 결단코 어리석지만 않은 국민은 박대표와 한나라당이 왔다갔다하며 보여준 속보이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이미 배신을 경험했던 충청표는 더 열린우리당 쪽으로 뭉칠 것이며, 한나라당에 기대를 걸었던 보수•우파세력과 충청권을 제외한 타 지역의 표심도 줏대 없이 갈팡질팡하는 한나라당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충청표를 위해선 야당의 정책이고 원칙이고 다 팽개치는 박대표와 한나라당의 무소신,무원칙의 맹목적인 권력욕이 개탄스럽기 짝이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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