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 세우기의 허와 실
2004-08-17 14:14:05
지금 우리는 문명사적 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이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 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자아와 인간실존에 대한 성찰 없이 주체성을 잃고, 오직 자신의 이기심의 극대화를 위해, 시류의 흐름에 쫓아다니기 급급한 바쁜 삶을 살고 있다고 여겨진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자신이 죽는 일 것이다. 인간의 삶 중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허물을 고쳐가면서 성장한다. 과거를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은 긍지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은 사람은 과거를 반성하여 스스로를 개선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도모한다. 과거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현재의 자신의 역량와 균형 잡힌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보다 성공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과거를 얼마나 제대로 반성하고, 우리가 처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온전한 인식과 정돈된 삶의 질서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가 처한 우리의 앞날은 결코 낙관적이 아니다. 세계화는 우리에게 무한경쟁의 시대를 열어 놓았고, 국제질서는 경제전쟁과 패권주의시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약육강식의 강자의 논리를 따라서 강자의 길을 가야 하는가, 아니면 약자와 강자가 함께 사는 공생공영의 길로 가야 할까? 일방적으로 힘을 키우느냐, 아니면 도덕을 바탕으로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힘을 키우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가 힘의 길을 간다면 그 길은 평화의 파괴로 이어질지 모른다. 인간의 생존에서 힘은 절대 필요한 것이지만 힘을 과도하게 믿는 사람은 힘 때문에 파멸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과 위기의 국가 상황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경제만을 국가 발전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처한 위기가 강성노조 때문이라 말한다. 그리고 강성노조를 때려부수는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라 강변한다. 어떻게 때려잡는가? 국가성장의 목표를 세워놓고 이에 대한 장애적 요인을 강압적으로 모조리 제거하는 독재정치로 되돌아가자는 말인가? 가당치 않은 이야기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우리가 살 길이란 노동자와 기업인이 서로 공동의 번영을 모색해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 과거처럼 수출하는 기업에 특혜적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기업의 이윤추구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노동운동을 전적으로 탄압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이끌어 갈 수는 없다. 특혜적 지원을 받던 기업이 정부의 지원 없이 세계화된 시장에서 무한 경쟁을 벌이는 일은 벅차다. 게다가 지금까지 투명하지 못했던 기업지배구조는 노사화합을 깨뜨린 원인으로 작용하였고, 노사간의 대립은 그 화해의 접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회복 불능의 불신과 반목의 깊은 골이 파여져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해 나아가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에 대한 기대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대립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패한 국가권력과 유착된 타락한 기업운영 방식과 무관치 않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의 근원적 이유는 성장위주의 삶을 지향하면서, 정당한 삶의 방법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다. 결과가 잘못된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사회라면 그 사회에서 정당한 삶의 방식은 그 설 땅을 잃게 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한다면, 도덕성과 인간의 존엄성은 필연적으로 훼손될 수 밖에 없다.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더 이상 기존의 방식으로 성장이 불가능하고, 각종 사회문제의 발생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초과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전에는 당연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 이제는 더 이상 점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점차로 많아지게 된다. 경제적 관점으로는 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경제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화해의 기반이 무너지고 불신과 반목이 증폭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우리 시대의 가장 절실한 문제는 성장과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파괴될 대로 파괴된 사회적 연대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우리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사회란 공생공영의 인도적 사회라는 것은 자명해 진다. 근대화, 산업화 과정의 지난 20세기는 공생공영 보다는 외형적 힘을 키우는 데에 주력하였다. 외세로부터 해방을 위하여, 남북분단의 대결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힘을 키워왔다. 그 결과 지금 세계 12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했고, 일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의 국민소득을 누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그 힘을 키우기 위해, 인권이나, 도덕이니, 문화니, 복지는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경제 성장 위주의 국가 정책, 그리고 배금주의의 개인과 집단 간의 이기심 확산은 인간으로써의 품위를 손상하고, 도덕과 사회 기강을 어지럽히게 되었고,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의 갈등을 증폭시킨 혼돈의 경제대국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개인과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며 기업윤리도 개인 윤리도 땅에 떨어지고, 범죄의 급증과 수많은 사건 사고를 발생시켰다. 서로 힘을 모아 국가발전을 위하여 힘을 모아 노력했었던 과거는 잃어버리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사회적 책임과 국민 통합을 무시한 채, 지역간 이익집단간 노사간의 갈등은 첨예화 되며, 잘 되던 경제마저 침체의 늪에 빠졌고 지금 우리 경제는 발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위기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위주의 시절을 경유하며, 우리는 과소비와 사치 향락을 일삼고, 근면한 삶의 태도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역사는 현재를 위해서 쓰는 것이다. 현재의 과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과거 역사의 해석은 달라진다. 죽어 있는 과거에 생명을 불어 넣고 미래로 나아갈 길을 찾아주는 것이 역사가의 임무이다. 그리고 역사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이 史觀이다. 올바른 사관은 우리를 밝은 미래로 인도하고, 잘못된 사관은 자칫 역사에 올가미를 씌우고 우리를 어두운 미래로 이끌어 갈 수 있다.
바람직한 사관은 어떠한 것이어야 할까?
지난 40여 년간 지속되어온 개발독재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고 진정 민주주의적 사회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아가 민족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성과 새로운 국가의 발전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국가적 과제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가 위기 상황은 국가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국가체제가 정당성을 상실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수진영에서는 현 정부의 좌경화 경향과 현 정부의 개혁을 사회주의 혁명으로 받아들이며, 현 정권의 국가 정체성에 의문점을 제기한다. 그리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현 정권과 보수진영의 대립은 사회주의와 파시즘의 계급투쟁전선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대립 국면의 지속은 우리 모두를 공멸로 이끌어 가는,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사생결단의 극한 대립으로 여겨진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의 과제를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믿는다. 그것은 헌법전문이 표방하는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확립하고 국가권력의 정당성를 확립하는 일이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구체적 삶에서 민주주의적 생활질서를 구현해 나아가는 것이다.
현재의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당한 삶의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상황의 논리로 부정한 삶의 방식을 옹호하는 것을 용인한다면 정당한 삶의 질서는 바로 세울 수 없다. 밥을 굶었다 하여, 빵을 훔치는 것이 정당화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 볼 때, 정당한 삶의 질서와 정의로운 사회질서를 위해서 친일행위는 규명되어야 마땅하다. 민족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미래의 비젼을 보다 구체적인 것이 되게 하기 위하여 잘못된 과거의 문제에 대한 반성이 없이는 우리의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지 아니한다. 친일청산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민족분단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가의 정통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어야 한다. 친일청산의 방향은 사적유론자들이 말하는 우리가 처한 억압연관에 대한, 파괴나 해체 그리고 보복이나 처벌이 아닌, 새로운 국가 비젼을 열어가는 쪽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설정한 우리의 국가적 과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실천하기 위하여 그 잘잘못을 규명하는 차원에서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일제시대의 과거사를 규명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적 국가질서를 확립하는 데에 있어, 과거 개발독재로 인하여 상실한 정당한 삶의 질서의 회복을 위하여, 경제성장위주의 개발독재가 가져온 부정적 과거사를 청산하는 것 또한 마땅하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 한다면, 정당한 삶은 그 설 땅을 잃는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가? 정당한 삶의 질서와 정의에 입각한 법질서로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적 화합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국가 권력이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당한 권력의 행사가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것은 박정희 대통령부터이다. 박정희의 지배방식은 권력의 법적 제제를 무시한 것 뿐 아니라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마저 깡그리 무시하고 진행된, 전횡적이고 자의적인 저열한 통치방식이라 비난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박정희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으로 박정희를 비난하는 것이라 착각한다. 절대빈곤의 시대적 상황에서 국민소득 1만불 시대까지 이끌어 오는데 박정희의 리더쉽이 그 견인차 역할을 하였고 그 업적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독재정치의 유산을 청산하지 못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정당한 국가질서는 바로 세울 수 없다. 민주주의 헌정질서는 민주주의 실현의 전제조건이 된다. 민주적 헌정질서는 법치국가와 법의 지배의 이념으로 구체화되고 법치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통치권자의 권한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데 있다
박정희를 비난하는 나의 관점은 정당한 방식으로 행사되는 국가권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우리의 역사를 개척해야 할 리더쉽이란, 복잡하고 다양한 개인과 계층의 요구를 수용하고, 인간의 개성을 존중하는 리더쉽이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강압적인 방식으로 국민을 획일화 하여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쉽이 지금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데에 전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고, 역사가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면 민주주의적 리더쉽이란 고도의 사회적 감수성과 각종 학문적 지식을 동원하여 주어진 상황을 균형있게 판단하고, 사실적인 문제와 규범적인 문제를 적절히 조합하여, 국가조직의 활력을 이끌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내는 리더쉽의 관점에서 독재정치란 저열하고 조잡한 지배방식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무분별한 통일논의와 막연한 통일기대의 확산으로, 국가 체제에 대한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국가정체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현 집권당이 행하는 과거사 청산은 국가의 정통성을 바로세우고 민주적 헌정질서를 확립하는 과거사의 청산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과거사 문제로 극한 대립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사회주의와 파시즘의 계급투쟁 전선의 형성으로 비추어진다. 또 과거사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란 국가의 정체성의 확립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현 정권의 과거사 청산은 국가정체성의 확립이 아닌, 정략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나아가 북한의 대남전략에 이용될 소지가 충분한, 반제국주의 자주화 운동으로써의 친일청산과, 반파쇼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써 악의적으로 박정희 깍아내려, 박근혜 죽이려는 얄팍한 정략으로 비추어진다.
현 정권이 진행하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진정,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주주의적 국가 질서의 확립을 위한 과거사의 청산이라면 지금 진행되는 수도권 이전 사업 같은 것은 절대 해서는 아니될 일이다. 국가시스템을 업그래이드 하면서 다른 프로그램을 작동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 컴퓨터의 시스템 장애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모든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고 안전모드에서 실행해야 한다. 현 정권은 국가의 근간을 바로 잡고 국기를 바로 잡으려, 그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는 역사 바로 세우기를 주장한다.
단호한 어조로 나는 현 정권에 경고한다.
올바른 사관은 우리를 밝은 미래로 인도하고, 잘못된 사관은 자칫 역사에 올가미를 씌우고 우리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현 정권의 역사 바로 세우기란 국가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현 정권의 역사 바로 세우기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그것이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니라, 정략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존립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사적유물론에 의거한 민중해방과 민족해방을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정권이 주장하는 역사바로 세우기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사 바로 세우기인가, 아니면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위한 역사 바로 세우기인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징표가 있다. 수도권 이전을 강행한다면 현 정권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가짜라는 표식이 될 것이다.
21세기를 준비하는 올바른 역사의식은 어떠한 것이어야 할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민족적 자긍심을 드높이고, 평화와 도덕을 존중하는 歷史觀이어야 믿는다. 우리의 자존심이 소중하기에 우리의 경쟁력을 키우고, 인간성의 회복과 도덕성을 기초로 인류애를 구현해야 한다. 가장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신념에 기초하는, 민족적 세계주의요 세계적 민족주의를 이 땅에 구현하여야 한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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