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국가론1]국가의 개념에 대한 일반적 오해
2005-04-24 16:51:47
국가의 개념에 대한 일반적 오해
최근 친미가 애국이냐, 반미가 애국이냐 식의 논란이 뜨겁다. 어떤 이는 박정희를 국가를 일으킨 영웅이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반민주적 행태를 꼬집어 그를 비난한다. 사람들에게 국가가 무엇인가 물어보면 대답이 시원치가 않다. 국가발전이 무엇이냐 말하면 어떤 사람은 민주화의 진전 정도로 말하고 또 어떤 이는 경제발전이 국가발전이라 말한다. 심지어는 한승조 같은 쓰레기 같은 지식인은 탈산업사회, 세계화 시대에서는 친일행위가 애국애족행위로 평가 받을 세상이 온다 헛소리를 해 된다.
국가관이란 국가를 통일적인 전체로 보아 그 목적, 의의, 가치 등에 관한 견해를 말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 언론인 지식인 등 정치에 관하여 말하는 국민들 너 나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애국을 말하고 국가발전을 말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빠져있다. 국가가 무엇이냐는 정확한 정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국민적인 합의가 없다.
이러한 혼란이 야기되는 데에는 국가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그릇되었기 때문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일정한 영토와 그곳에 사는 일정한 주민들로 이루어져, 통치조직을 갖는 사회집단이라는 것이 사전적 의미의 국가의 개념이다. 국가를 형태별로는 왕정, 귀족정, 민주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전제국가도 국가이고, 독재국가도 국가이며, 공산주의 국가도 국가이다. 다시 말해 사전적 의미의 국가로는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국가의 의미가 정확하게 이해될 수 없다.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이다. 분명하게 못박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에서는 민주주의 국가만이 국가로써의 온전한 의미를 갖는 국가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국가의 의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친일행위가 애국애족행위라는 망언이 나오고, 박정희가 국부이고 영웅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잘못 각인 되어 있다. 이러한 그릇된 생각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국가정통성을 그 본질에서부터 훼손한다.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이, 그냥 사전적 의미의 국가라는 개념을 두리 뭉실 잘못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혼란이 오고, 우리 사회는 저마다 애국 애족을 외쳐대며 당파적 이익추구에 여념 없이 국가발전 방향조차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새로운 국가 비젼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이 오로지 당리 당략에 입각한 권력투쟁만 난무한 채, 사회갈등이 심화되고 우리 사회는 혼돈과 미망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건국이래 한번도 국가의 정통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채, 대한민국 헌정사는 그야말로 오욕의 헌정사를 걸어 왔다. 역대 대통령 중 그 어느 누구도 성공한 대통령이지 못했다. 불과 반 세기 남짓한 세월 동안 9번의 헌법 개정을 한 나라-이것이 국가정통성을 뿌리 내리지 못한 우리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헌정사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국가란 국민을 잘살게 해주기 위해 존립해야 된다고 정도로 막연하게 이해하는 것이 거의 대다수 사람에게 그릇되게 인식된 국가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금 미국은 세계최강의 위치에서 국가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 미국이 지금의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배경에는 지난 200여 년 민주주의 발전사에 있어서 가장 균형 잡힌 국가관에 기초하여 건국하였고, 처음부터 통일적인 민주주의 이념의 국가관에 기초하여 새롭게 건국된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미국민주주의의 출발에는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왕권이나 귀족 세력 구 제도(ancien régime)가 없다. 미국은 출발부터 왕권이나 귀족의 반발 없이 서구의 그 어느 나라보다 온전한 관점으로 민주주의를 시작하고 민주주의 이념을 꽃피워 세계 최강국의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민주주의 국가란 무엇인가? 미국 건국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하였던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은 그의 저서 상식(Common Sence)의 맨 처음 시작 부분에서 아주 적절하고 간략하게 국가(정부)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어떤 저술가들은 사회와 국가를 혼돈하고 이들 간의 구분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 국가와 사회는 서로 다른 것이고 그 기원에부터 다른 것이다. 사회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국가는 인간의 사악함 때문에 만들어 졌다. 사회는 인간을 애정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에 이바지 하고, 국가는 惡을 억제함으로써 소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에 기여한다. 사회는 그 성원들의 화합을 조성하지만 정부는 구별을 만든다. 사회는 그 성원의 보호자이고 국가는 성원의 처벌자의 역할을 한다.
토마스 페인은 국가를 일종의 필요 악으로 이해한다.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제3대 미국 대통령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정부 없는 신문보다는 신문 없는 정부를 택하겠다.” 말한 것은 이러한 국가관에 바탕에 나온 말이다. 전제국가나 절대왕정국가에서, 왕도정치를 해왔던 동양의 국가에서 제퍼슨과 같은 말을 했다면 그를 온전한 정신이 있는 자로 볼 사람이 있을까? 제퍼슨 말에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말은, 민주주의 이념에 입각한 토마스 페인이 말한 <국가의 성원에 대한 처벌자>로서의 국가관을 온전히 이해해야 비로소 납득될 수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국가관은 근대법치국가의 발전 과정에서 국가의 본질을 규범적 강제질서로 이해하는 데에 이르도록 발전시킨다. 국가란 국가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에 따라 물리적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는 규범 강제질서이다. 국가는 사회 전체의 공동 善을 추구하는 국가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이를 저해하는 사회적 유인과 행동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물리적 강제를 동반하는 처벌권을 갖는다.
사회는 이해와 협력을 바탕을 사회통합을 달성하고,
국가는 규제와 처벌을 통하여 국가목적을 달성한다.
국가권력은 국가 목적과 국가의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하여, 개인의 자유를 규제하고 국가목적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형벌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러한 까닭에 국가권력의 강제력은 철저히 법률에 의하여 통제될 때 한하여, 민주주의 이념은 온전하게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권력의 행사는 적법절차를 거쳐, 정당하고 투명하며 일관되게 이루어져야 한다. 나아가 잘못된 국가권력 행사에 대한 국민의 이의 제기,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제도를 가져야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이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규범적 강제질서라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이념이고 근대 법치국가의 이념이다. 그리고 민주주의 발전은 이러한 국가권력의 오남용을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의 개발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분립론이니 법의 지배의 이념에 기초한 법치국가가 민주주의국가의 근간이다.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 헌법이념을 실현하려는 헌정국가만이 민주국가이다. 나아가 국가권력의 행사를 법으로 통제하여 국가권력의 오남용에 의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되는 것이 없도록 하여야 민주주의 국가이다. 국가의 정통성은 헌법에서 비롯되며 모든 국가기관의 권력이 법에서 나와야 하고 국가권력의 행사가 적법할 때 한하여 정당성을 갖게 된다. 권력이 恣意적으로 법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 법으로부터 권력이 나오는 원칙이 확립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이념은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
국가의 정통성은 헌정질서를 확립하고 모든 국가기관의 법률에 기속(羈束)이 실천될 때, 나아가 법이 국민을 안전을 보장하고 사회안정과 평화를 보장할 때, 국가의 지속적 번영은 가능하다.
국가목적이 경제성장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민주주의적 국가관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경제성장이 국가의 발전의 한 척도로 이해할 수 있다. 박정희는 경제성장의 미명 하에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가가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국가가 마치 사익집단처럼 운영했다. 당연한 귀결로 경제는 성장했지만 성장할수록 지역 간 계층 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행정 상의 편의나 특정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 방식이 지속적으로 헌정질서 국법질서의 통일성을 파괴해 왔다. 온전한 의미의 민주주의 국가관을 바르게 이해했다면 박정희의 업적이란 사상누각이라는 것을 쉽사리 알 수 있게 된다.
역사는 우리의 현재 이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고, 우리의 현실에서 우리가 가꾸어 나아가 새로운 국가질서가 무엇인지에 의하여 과거의 역사는 평가된다. 우리가 추구해야할 국가의 이념과 새로운 국가질서란 마땅히 자유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구체화하는 국가질서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헌정국가를 확립하고 법치국가질서를 확립하는 시대적 과제임을 올바르게 인식한다면 박정희는 전횡적 권력에 탐착하여,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법질서를 파괴한 국가의 반역자로써의 그의 죄상을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박정희 식의 국가운영방식은 아직도 극복되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표류하고 있다. 박정희는 역사의 쓰레기 통에 내던져야만이 우리는 비로소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의 정통성을 법의 지배의 이념을 매개로 헌법 위에 공고하게 확립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치의 핵심과제는 경제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의 핵심과제는 조화와 균형, 화해와 협력을 통하여 사회적 연대성을 도출하고 결집된 국민적 역량을 극대화 하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 나아가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데에 있다. 경제성장은 이러한 국가환경의 당연한 결과물로 나오게 되는 것일 뿐이다.
박정희가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한다면 그것은 국민통합을 강압적 방식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이루어낸 데에서 가능한 것이다. 박정희의 정치란 국민의 이기심을 자극했을 뿐이 <강압과 탐욕>의 의거한 저열한 정치이다. 박정희 정치가 지속적 번영이 불가능한 저열한 정치 방식임을 바르게 안다면, 오직 타락한 기득권층에 대한 <증오와 파괴>만을 앞세운 저질 포퓰리즘 또한 새로운 국가질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건설할 줄 모르는 개혁이라는 이름의 파괴는 그 필연적 귀결로 현 집권층에게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되는 잘못된 정치임을 바르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국법질서는 경제성장의 미명하에 성장과 실적주의, 행정편의주의 만을 추구한 수많은 잘못된 입법으로 철저이 망가졌었다. 지난 18년 민주화과정은 제데로 된 민주주의 국가질서를 확립하지 못하고, 독재권력을 파괴하는 것이 전부였던, 천박한 자유주의에 기초한 잘못된 민주화로 거덜이 나 버린 것이 작금의 실정이다.
올해로 해방 60년을 맞는다.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화합의 국가질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온 국민 그 무엇보다 국민적 화합과 사회적 연대성을 회복하는 길만이, 우리가 처한 혼돈과 미망의 현실을 타개하고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유일한 비상구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문명사적인 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강대국의 세력 다툼의 각축장으로 되어가고 있는 냉혹한 국제정치- 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에 우리가 서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이 우리가 처한 절대 절명의 시대적 과제라는 국민적 각성이 절실한 싯점이다.
헌정질서를 확립하는 길만이 국가정통성을 확립하는 길이며, 우리 모두가 화해하고 협력하는 밝은 미래의 국가질서를 만들어 가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가 진정 민주주의를 이 땅 위에 뿌리 내리려면 헌정국가만이 제대로 된 국가라는 사실을 올바르게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오직 법치국가만이 민주주의 이념을 실질적으로 구체화할 수 유일한 길이라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아닌 원칙이 지배하는 국가질서를 가꾸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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