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 헌법편이다.
2004-11-24 16:14:11
-개혁입법의 문제점
언제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국민(초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아버지에게,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라는 말을 수 없이 듣고 자랐다. 그리고 이 말을 제대로(?) 이해 하는데 30여 년이 걸린 셈이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란 <大學>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말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한 삶의 자세에 관한 가르침이다. 대학은 삶과 사물을 이해하고 올바른 사고 방식과 삶의 전략에 대한 심오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大學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를 말하기 앞서,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대학의 道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에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고,
<지극히 착한 데 머무는 데 있다> 고 시작한다.
머무를 데를 안 다음에야 정(定)하는 것이 있고,
정한 다음에야 고요할 수 있으며,
고요한 다음에야 편안할 수 있고
편안한 다음에야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다음에야 터득할 수 있다 말하고 있다.
物에는 근본(本)과 지엽적인 것(末)이 있고, 일(事)에는 시작(始)과 끝(終)이 있으니,
먼저하고 뒤에 할 바를 알면 道에 가깝다 말하고 있다.
大學은 삶의 지혜의 근원을 <지극히 착한 데 머무르는 데에 있다> 말한다.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물의 본질이 이해되지 않고 일의 전 후 관계가 온전히 보여지지 않는다. 지극히 착한 데에 머문다는 것은, 마르크스식의 이데올르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의식이고, 실용주의적 관점이나 가치의 관점을 벗어난 가치중립적인 자유로운 의식 상태이다.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더함도 덜함도 없는 경지이며, 禪定에 들어 解脫한 경지를 지극히 착한 곳이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大學은 첫 장에서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학과 정치학을 포괄하며 뛰어넘는 심오한 테제를 설파한다.
지극히 착한 곳에 머물러, 사물의 이치가 탐구(格物)되어야, 삶의 본질이 이해되고(致知), 사물과 삶의 본질이 이해되어야 뜻이 정성스러워지고(誠意), 뜻이 정성스러워져야만 스스로 마음이 바르고(心正), 마음이 바른 뒤에야 스스로 덕이 닦이고(修身), 스스로 몸을 닦은 후에야 집안이 정돈되고(齊家), 집안이 다스려져야 나라가 다스려지고(治國),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야 천하가 평하게 된다(天下平)말하고 있다.
개혁이란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새롭게 하는 것은 지극히 착한 곳에 머무르게 하여, 막힌 것을 뚫고 맺힌 것을 풀어 사람들의 삶이 天理로 나아가게 하고, 사람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사회질서와 국가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사회의 잘못된 질서는 힘 있는 자 들이 약한 자들을 억압하고, 있는 자들이 없는 자 들을 착취하며, 불의한 자들이 오히려 의로움을 주장하는 사람을 탄압하고 핍박해온 부끄러운 과거사를 살아 왔다. 개혁은 새로운 국가질서를 형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을 억압하고 핍박했던 구질서를 부수는 것이 아닌 국민을 보호하고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건전한 사회질서를 건설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사회가 지닌 반민주성의 본질은 무엇일까? 국가권력이 국민을 억압하고,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억압하는 세상을 살아 왔다. 경제 성장의 그늘에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소외 받고 악압 받은 자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개혁은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할까? 지금까지 강자의 위치에서 민중을 억압한 자들을 때려잡는 개혁이, 다수의 민중이 지배하는 국가질서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개혁인가? 이러한 한풀이 개혁이라면 그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엉터리 개혁이며 우리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잘못된 개혁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올바른 개혁이란, 힘있는 자가 부당하게 횡포를 부리지 못하게 하고, 성실한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며, 기득권층의 기득권을 빼앗는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층이 우리 모두의 공동의 번영을 위하여, 새로운 사회건설에 기꺼이 동참하는 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개혁은 사회구조를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대립구조로, 강자와 약자로 구분하여, 다수의 약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름 하에, 강자를 응징한다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사회주의 혁명방식의 개혁은 성공할 수 없는 잘못된 개혁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강자와 약자, 자본가와 노동자로 구분하는 사회주의의 계급투쟁적 이분법으로 진행하는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러한 방식의 개혁은 우리 사회를 불신과 반목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키며 우리 모두를 파멸로 이끌어가는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강자인 남한과 약자인 북한을, 과거사 청산법은 강자인 친일 친미적 기득권층과 약자인 서민층을, 언론개혁법은 강자인 조중동과 약자인 여타의 중소 언론사를, 사학법은 강자인 재단이사와 약자인 교사 학생 학부모를 상정해 놓고 개혁을 진행한다.
이러한 사회주의적 개혁의 입장은 사회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양분하여 이해한다. 약자는 우리이고 민중이며, 강자는 우리와 다른 그들이다. 사회적 모든 병폐는 강자로부터 생겨난다 주장한다. 예를 들면 노동에 대한 자본의 착취, 대기업 횡포에 대한 중소기업의 몰락, 학교 재단 이사의 전횡에 따른 교사의 자율권과 학생의 학습권의 위축, 언론사의 문제도 대규모 언론사와 사주의 부도덕한 행위에서 기인한다 주장한다.
강자에게는 적대적이면서, 민중에게는 매우 관대하고 일방적으로 옹호한다.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은 강자에 대한 약자의 지위향상을 위한 당연한 행동으로 치부한다. 고속도로를 점거한 농민의 범죄행위에 대하여서도 관대하다. 한반도에서 남한은 강자이고, 재벌 조,중,동은 그들이고 적이며, 북한은 우리이고 동포이다.
사회주의적 개혁의 목표는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을 없애는 것이 평등의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라 주장한다. 수구세력을 제거하거나 적어도 약화시켜야 한다 주장한다. 약자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민중은 우리끼리 연대하여 뭉쳐야 한다 주장한다. 이러한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진보이며 역사발전이라 주장한다. 재벌, 사학재단, 극우보수 세력이 한국사회를 파탄의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믿는다. 진보의 입장에서의 자유는 민중의 입장에서는 착취이며 생존을 위협하는 체제파괴라 믿는다.
보수반동이 더욱 준동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좌파지식인들은 무엇보다 언론개혁을 주장한다. 조중동이 신문시장의 70%를 차지하여, 좌파이념의 실현을 민중에 대한 계급의식화를 방해한다 생각한다. 2000년대의 한국 사회는 명백한 계급사회로, 상층은 계급의식적 투표를 하는데, 저소득층이나 저학력층에서 계급의식적 투표를 하지 않고 있다며 대중의식화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좌파, 진보적 신문이 구독자가 적은 것을 기존 신문의 판매망의 배타적 운영이나, 과도한 판촉비용에서 기인한다 주장한다. 신문시장 점유율에 대한 규제는 언론개혁의 중간단계로 보고 궁극적으로 소유구조를 바꾸어야 언론개혁이 완성된다 믿는다. 이러한 생각들이 전두환이나 노태우는 용서해도 조동을 용서 못하는 총리의 심정이 아닐까? 언론은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관련자 모두가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기존 언론사주의 경영권을 빼앗는 것이 개혁의 궁극적 목표라 주장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인이 자신의 돈을 들여 신문사를 만들면 그 경영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 행하고자 하는 언론개혁의 목표이다.
헌법학을 전공했다는 열린우리당의 한 국회의원이 입법권이 어디에서 나오냐는 질문에 국민에게서 나온다 대답했다. 포퓰리즘적 사고에 젖어 입법이 헌법에 기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진행되는 4대 개혁입법의 문제가 무엇인가? 민중을 등에 업은 현 정권의 개혁은 현 집권 세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확장하기 위한 엉터리 개혁이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의 개혁이 엉터리인 이유는 적대감으로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데에 급급할 뿐, 진정 건전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개혁이 아닌 헌정질서와 법적안정성을 파괴하는 잘못된 개혁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개혁입법이라면, 입법권을 오남용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입법이 반드시 헌법에 羈束되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헌법정신이 온전히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 개혁은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가고 진정 민주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어야 한다. 참된 개혁이라면 사회를 작동하는 원칙이 확립되어 가는 개혁이어야 하고, 모두가 기꺼이 참여하는 개혁이어야 한다.
우리사회는 심각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문제적 요인에 대한 원인을 제거하면 개혁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 집권층의 잘못된 생각이다. 한 어린 아이가 있다고 하자. 온전하고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문제의 제기는 그 아이를 망칠 수 있다. 개혁의 성패 여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의 감당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의 제기는 우리 모두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대통령이 사회를 분열시킨다면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잘라 말하겠다. 우리 모두가 기꺼이 새로운 국가적 도약을 위한 개혁에 동참시키는 동기를 부여하는 리더쉽이 절실히 아쉽다.
참된 민주화 개혁이라면, 권력이 국민을 보호하고, 법은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평등의 이념을 내세워 약자옹호의 논리로 恣意적이고 전횡적인 권력을 정당화 하려는 현 정권의 개혁은 가짜의 개혁이다. 아무리 작은 권력이라도 권력의 恣意성을 극대화 하고 타인에 대한 자신의 威力을 극대화하려 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법률의 제재를 받지 않는 권력은 필연적으로 타락하고 종국에는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짓밟는다. 순서를 알면 道에 가깝다는 말을 생각하다가 요즈음 집권당의 몇 몇 인사들의 혈기방장한 태도로 할 말과 안할 말을 분간하지 못하고, 앞 뒤 분별을 못하는 작태가 개탄스럽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볼 때 그 사회의 평균적인 윤리의식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윗사람은 제멋대로 아랫사람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부패의 정도는 권력의 크기에 비례한다. 예나 지금이나 할 것 없이,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타락한 권력은 대통령이라는 생각이다. 사람이 행하는 정치는 결코 믿지 말라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이다. 헌정국가는 자유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이고, 헌정국가의 이념은 법치주의 이념을 실현함으로써 구체화된다. 법치주의의 최우선 과제는 통치권자의 권한의 오남용을 법률로 제제하는 데에 있다.
건강한 국가질서란 무엇일까? 제대로 된 개혁은 어떠한 것이어야 할까?
힘있는 자를 때려잡는 개혁이란 가짜의 개혁이다. 개혁이란 부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사회질서를 건설하는 것이어야 한다. 당파적 이익에 집착하여서는 결단코 성공적인 개혁은 불가능하다. 앞서 大學의 언급처럼 지극히 착한 마음에 머무르며, 백성을 새롭게 하는 새로운 국가질서를 만드는 개혁이 가능하다 믿는다.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다수의 약자의 편에서 민중의 편이라는 이름 하의 집단주의적 권력은 필연적으로 전횡적 폭정으로 전락한다.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를 무시하는 권력은 필연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한다. 플라톤은 권력을 어리석음 없이 행사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며 이를 방지하는 것이 위대한 입법자의 의무라 말했다. 인간이 다스리는 정치는 저열한 정치이다. 보다 진화된 정치는 법과 원칙으로 다스린다. 제대로 된 리더쉽은 원칙을 중심으로 이끌려 지는 리더쉽이다. 자의적이고 전횡적 권력으로 헌법을 멋대로 유린한 박정희를 경멸한다. 똑 같은 이유로 김일성이나 김정일도 경멸하며, 이것이 포퓰리즘을 등에 업고 전횡적 권력을 꿈꾸며, 무늬만 민주주의 인 것을 민주주의라 착각하는 노대통령을 돌팔이 대통령이라 믿는 이유이다.
내가 이해하는 민주주의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법으로 국가권력의 횡포와 오남용을 통제하고, 법으로 국민의 자유롭고 건전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이다.
노빠도 딴빠도 못되는 나에게 사람들은 가끔 당신은 누구 편 이냐고 묻는다. 대다수 서민과 중산층 편을 말하는 정치인은 백이면 백 국민을 기만하며, 자신의 권력을 위해 일한다. 나는 대한민국 헌법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신념이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유익한 것이라 믿는다. 헌법정신은 정의와 자유의 이념을 가꾸어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살아 있는 한 정의는 무지와 투쟁한다. 합리적 이성은 언제나 정의 와 평화 우리 모두의 행복의 편에서 결단한다. 억압이 없는 한 진실은 스스로를 알린다. 정치가들의 말에 현혹되는 편가르기를 일삼으며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의 무지와 싸울 것이다. 자신을 내세우는 정치인은 스스로 모자란 정치인이라 토로하는 것이다. 보다 진화되고 올바른 리더는 원칙으로, 스스로 그 원칙을 먼저 실천하여 감으로써 세상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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