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국가론2] 형법과 형사소송법의 이념
2005-04-27 09:52:23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은 “사회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국가는 인간의 사악함 때문에 만들어 졌다. 사회는 인간을 애정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에 이바지 하고, 국가는 惡을 억제함으로써 소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에 기여한다. 사회는 그 성원들의 화합을 조성하지만 정부는 구별을 만든다. 사회는 그 성원의 보호자이고 국가는 성원의 처벌자의 역할을 한다.” 말했다
사회는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사회통합을 달성하고,
국가는 규제와 처벌을 통하여 국가목적을 달성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가장 작은 정부는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파괴하는 범죄만을 처벌하고 다른 나머지는 국가의 성원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좋은 정부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란, 정부란 브르죠아의 이익을 대변하는 행정위원회에 불과하다 말하며 국가 존립 자체를 부정하였다. 근대 자본주의 국가의 발전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입법은 압력단체나 통치자의 권력의 확장방식으로 사회의 공정성을 파괴하며 성장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전적 자유주의적 경제학이나 신자유주의적 경제학을 막론하고, 자유주의적 경제학은 시장에 국가개입을 반대한다. 규제가 적은 사회일수록 건전한 사회라 주장하는 것이 자유주의 이념이다.
이 때 말하는 규제의 최소화란 국가 경제행위에 개입할 때 야기되는 시장질서의 왜곡으로 인하여 시장자율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기에, 국가주도의 경제발전이란 필연적으로 붕괴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자유주의적 경제학의 이념이다.
하지만 최소한 국가질서가 확실하게 확립되어 있지 않는다면, 사회질서는 물론 시장질서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 최소한의 국가질서란 범죄로부터 국가를 방어하는 경찰국가의 기능만을 가진 국가질서- 다시 말해 범죄와 위법행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국가질서이다.
이 최소한의 국가질서가 어떠한 형태의 국가에 있어서도 국가질서의 근본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
1. 형법의 이념
죄는 벌해야 한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죄는 벌해야 마땅하다. 그래야만 정의로운 사회와 정의로운 국가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건전한 국가가 존립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범죄로부터 국가와 사회가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하기에 죄는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죄를 처벌하지 않으면 정의로운 국가존립은 아니 국가라는 조직 자체가 존립 불가능하게 된다.
범죄가 발생하면 사회 안정이 깨어지고 정의의 국가질서는 훼손된다. 정의사회를 복원하기 위하여 죄는 반드시 벌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고, 그러기에 모든 인간은 범죄에 대하여 고발할 권리를 갖는다. 나아가 범죄자 또한 이성이 있는 사람으로 존중되고,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와 건전한 삶을 살 권리에 기초하여, 자신의 죄에 대하여 처벌할 권리를 갖는다.
헤겔(G.W.F. Hegel)은 그의 <법철학>에서
범죄자 자신의 권리로서의 형벌(Punishment as a Right)을 말하며, 『범죄자는 理性者로 존중되고, 형벌은 범죄자 자신의 권리로서 그의 행위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말한다. 범죄자 자신을 위해서도 죄는 마땅히 벌해야 한다. 훼손된 정의사회를 위하여 죄는 반드시 벌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刑事司法正義가 바로 설 수 있다.
작금의 有錢無罪 無錢有罪의 잘못된 관행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실형을 받았던 피고인이 아주 영향력 있는 변호인을 선임하거나, 수명의 변호인을 선임해서,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풀려날 수 있는 현실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항소하면 할수록 변호사 비용을 많이 들이면 들일수록 형량이 줄어드는 현실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박상천 전 법무장관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었다.
『범죄행위가 비슷하다 할지라도 양형이 다르게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거예요. 또 어떤 의미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 똑같은 절도를 저질렀다 해도 아버지가 없고 어머니는 매일 파출부로 일을 나간다면 부모있는 부자집 아들보다 재범할 위험성이 많지 않겠습니까. 그러다보면 가난한 집 자식은 소년원에 가고 부잣집 아들은 풀려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계적으로 양형을 평등하게 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단지 박 전 장관만의 생각 아닌, 여전히 법조계 전반에 상식처럼 통하는 생각이다. 이는 왜곡된 우리의 저질 법률문화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바른 刑罰이란 범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범죄자와 다른 범죄자와의 관계에서 그 양자의 책임에 비례하여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온전하게 실현되어야 刑事司法正義가 바로 설 수 있다. 훼손된 정의를 위하여 죄를 벌하여야 하는 것이 刑事司法의 平均的正義라면, 범죄자 간의 책임에 비례하여 공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은 刑事司法의 配分的正義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刑事司法에서 平均的正義와 配分的正義 모두를 온전하게 구현해야, 국가의 기강이 바로 선다.
사회는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사회통합을 달성하고, 국가는 규제와 처벌을 통하여 국가목적을 달성한다는 국가의 본질적 성격을 이해한다면, 나아가 국가의 본질은 규범적 강제질서라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형벌의 공정성이 국가기강의 근본 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형벌이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정의 사회질서는 기대할 수 없고, 정의사회 질서 없이 사회는 온전한 통합을 이루어낼 수 없고, 당연한 귀결로 국가는 국가목적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다.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사회 안정과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안정과 평화가 없는 사회가 번영을 구가할 없음은 자명한 것이다.
형사사법정의가 온전하게 구현되어 있고 준법정신이 보편화된 사회라면, 법조계에서 변명거리처럼 말하는 재범방지를 위한 양형의 재량적 폭은 형사정책 운영 상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국가권력이나 국민 모두 형편없는 준법정신을 가지고 있고, 서울 부산에서 똑 같은 범죄에 대한 양형이 다른, 법의 권위가 송두리 채 실종된 난장판의 우리현실에서, 유전무죄 유전무죄에 대한 법조계의 이러한 시각은 刑事司法正義의 本末을 顚倒시키는 무지한 발상이라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금 우리 사회의 질서를 바로 잡으려면 令을 바로 세운다는 차원에서나, 국민화합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형벌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집행하는 일이 개혁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마땅하다.
正義와 法的安定性, 合目的性을 추구하는 刑法理念의 意義는,
첫째, 형벌은 범죄로부터 정의로운 국가나 사회를 보호하는 수단이다.
둘째, 형벌은 공정하고 정의롭게 행해져야 한다.
형벌은 어떤 법률의 보호법익을 구현하는 수단이다. 복잡한 현대사회는 수많은 법률에 의하여 규율된다. 만약 법률의 의사가 위법행위에 의하여 침해된다면 사회질서는 유지되지 못하고, 개인의 권리는 보장되지 못한다. 이러한 법률의 의사를 보호하고 사회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다름 아닌 형벌이다. 흔히 검사를 체제수호의 선봉에 선 공익의 대표자라 말한다. 이는 형법의 이념을 온전히 구현하는 것은 刑事司法正義를, 나아가 正義의 國家, 社會를 건설할 수는 출발점이 된다.
2. 형사소송법의 이념
건전한 국가의 존립을 위하여 죄는 벌해야 된다는 것이 형법의 이념이다. 절대왕정시대에도 전제국가에서도 죄는 벌해왔다. 민주주의 발전은 국가권력이 오남용으로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인권을 발전시켜온 역사이다. 특히 국가 형벌권이 남용되고 오용된다면 무고한 사람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민주주의적 법치국가에서의 형법의 이념은 <죄는 벌하여야 한다>는 가치와 <적법절차에 의하여 입증된 죄만을 처벌해야 한다>는 가치가 동일 한 가치를 지닌다. 열명의 범죄자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처벌해서는 안되는 것이 민주주의 법치국가의 형법이념이다.
그러하기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 무엇보다 국가형벌권을 행사함에 그 절차를 철저히 법률로 통제하고, 권력분립의 원칙에 의하여, 강제수사 등에 대하여 사법적 통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국가권력에 의한 형벌권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수사에서 공판 그리고 재판의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국가권력 행사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이 형사소송법이다.
형사소송법이 온전히 지켜지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는 곧 민주주의가 제대로 시행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의 문제이다. 형사소송법의 이념은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의 준수라는 말 속에 함축되어 있다. 나아가 형사 소송법의 이념은 모든 행정의 원칙을 포괄하는 법치국가의 근본 원리를 함축한다.
행정의 근본원리는 인간의 감정과 주관이 배제된, 몰인정 (impersonality)한 객관성에 기초하며 전문성이 보장되는 합리적인 것이어야 한다. 평등대우와 과도제한 금지는 행정의 대원칙이고, 이는 무엇보다 행정절차가 적법절차를 준수할 때 가능하다. 관리의 재량권의 행사가 부당하게 개인의 권리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아니된다. 개인의 권리나 자유의 제한은 반드시 법률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민주주의 이념을 구현하는 법치국가에서 이러한 원칙을 가장 철저하게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 다름 아닌 국가형벌권의 행사이다. 형벌의 공정성이 국가기강의 근본이라면, 형사소송체계는 국가시스템의 핵심 중에 핵심사항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 다름 아닌 형벌권의 행사이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이념을 실현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이 국민의 인권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가에 대한 척도가 된다. 형사소송법은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권력분립의 원칙에 의한 사법적통제라는 외부적 통제를 받고, 적법절차의 철저한 준수라는 내부적 통제를 받는다.
피고인은 확정판결이 있을 때가지 무죄로 추정되며, 형사소송의 당사자의 지위에서 자신의 피의사실을 항변할 수 있는 지위와 권리를 같는다. 형사소송법은 형사피의자가 수사과정에서 법률에 의거하지 아니한 부당한 방법으로 인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다.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수사기관의 수사와 이에 근거한 검사의 공소사실은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되고 나아가 소송요건 이 不備된 된 것으로 보아 공소기각이나 면소판결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형사소송법의 수사기관의 권한 행사가 적법절차를 무시한 과도한 제제로 인한 국가권력의 오남용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의 근본이념은 국가권력에게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의 준수를 요구하고, 국가형벌권이 감정이나 정치적 이해에 의하여 오용되고 남용되는 것을 철저히 금지한다. 형사소송법은 무엇보다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부터 개인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국가권력은 본질적으로 건전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나 위법행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처벌권의 성격을 갖는다. 국가는 범죄와 위법행위를 예방하고 처벌함으로써 형사사법정의 구현하고, 사회안정을 통한 정의사회의 기초를 마련한다.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법치국가는 형사소송법의 이념을 온전히 구현할 때 비로소 국가의 기강이 확립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무엇보다 국가가 국가형벌권을 오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여,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기강의 근본법이다.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적 법치국가의 국가질서는 그 무엇보다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이다.
최근 정부 여당이 설립하고자 하는 공수처법은 이러한 형사소송절차의 근간을 훼손하여 국가기강을 문란케 한다.
공수처의 수사란 처음부터 형사소송절차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이 시작되게 되어 있다.
원래 시민단체 등에서 검찰권의 부패를 기소독점에서 비롯된 것이라 잘못 알고 수사권과 공소권을 분리시키는 것과 검찰 이외에 공소권을 갖는 수사기관을 만드는 것이 검찰을 견제하고 검찰의 부패를 막는 것이라 생각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주장이란 그야말로 형사소송법 체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수처법에 의하면 부패와 비리의 냄새가 나면 범죄혐의자의 가족까지 수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여론의 지탄을 받을 만한 사안이면 무조건 구속수사 같은 것이 이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 공수처법은 형사소송절차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공수처법 제14조(수사권의 발동)는 수사처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1. 고위공직자 또는 그 가족의 범죄행위를 인지한 때
2. 범죄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이 있는 때
3. 제15조의 규정에 의하여 국회. 감사원. 대검찰청 또는 국방부로부터
수사의 의뢰가 있는 때 수사권을 발동(?)하게 되어 있다.
형사소송법 제195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 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며, 증거에 기초한 수사를 수사개시조건을 명시한다.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200조부터 215조는 체포로부터 구속 그 이외의 강제적인 수사처분에 대하여 영장주의를 채택하여 수사에 대한 엄격한 사법적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
공수처법에는 구속 등 강제수사의 조건 따위는 아예 표시되어 있지도 않다.
부정부패 척결의 국민 요구라는 미명하에, 대통령 직속의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공수처를 설립한다 한다. 그리고 공수처의 특별 수사관이 형사소송법체계의 근간을 자의적 판단에 의하여 뒤흔들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國紀를 뒤흔드는 어리석고 무지한 자들의 정신나간 망발이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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