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이 국가이다

2004-08-04 15:35:57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여야의 논란이 극한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듯 여겨진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2"우선 안정과 체제수호가 되고 정책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경제가 사는 것 아니냐" "야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근본 문제를 해결할 것" 이라면서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촉구 했다. 나아가 헌법은 생명과 같은 건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도 높게 여권을 비판했다.

 

요 며칠 나는,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에 대하여 서로 상반된 정치적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헌법에 대한 이해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글을 썼다. 그것은 어떤 특정 정파나 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를 상반되는 관점에서 접근하여 조망함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를 보다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하나의 관점은 현정부의 무분별한 개혁이 우리의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남적화 전략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표명이었다. 또 다른 관점은 현 정권의 잘못된 개혁에서 기인한 불확실성과 혼돈에 대한 반작용으로, 박정희 시대의 퇴행적 회기를 기대하는 포퓰리즘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런 현상은 야당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여긴다.

 

나는 자유민주주의 신봉자이다. 나는 파시스트를 혐오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당연히 배격한다. 현 정권의 포퓰리즘이 사회주의 쪽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것을 우려한다. 현 정권의 무능에 대한 반발로 과거 회기적이고 퇴행적인 박정희 붐은 우리나라의 민주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이는 자기 주체성이 확립되지 않고, 올바른 국가관에 대한 이해를 결한 채, 노무현 정권에 절망하는 사람들에 의해 확산되는 패배주의적이며 퇴행적인 신드롬(Syndrome)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의 일환으로, 남한은 일제잔당과 미제의 앞잡이들이 판을 벌려놓은 신식민지라는 주장에 대하여, 무엇이 문제이고, 이에 대한 합당한 대응책을 야당 측에서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박근혜씨는 헌법이 생명이라며,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며 강력한 대여 공세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생명 같다는 헌법과 헌정질서 본질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구체적인 헌정질서와 국가정체성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 정권은 자신들의 정권기반 확장과 기득권 빼앗기에 급급하여,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심지어는 북한의 대남전략을 이용하여 개혁을 진행하였다고 믿는다. 국가의 정체성,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에 대한 천명과 국가의 정체성의 확립 없이 행하여 지는 친일 과거사의 청산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결국 북한의 적화전략을 돕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국가의 정체성과 헌법에 관한 논의가 여야간에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국가 정체성에 대한 비젼을 여야를 막론하고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국가 정체성의 확립이며, 자유민주주의적 헌정질서를 천명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흐트러진 법질서와 제도를 정비하고, 공직기강을 확립해 나아가는 것이다. 법의 권위를 높여 국가의 질서를 바로 잡아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행정이 여전히 박정희 시대의 독재행정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는 점을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기관의 법 집행 자체가 독단적이고 전횡적이다. 가장 엄격하게 법률이 해석 적용 선언되어야 할 법정에서, 똑 같은 범죄가 벌금형이 되기도 하고 2년 징역이 되기도 한다. 공권력의 자의적 재량을 허용하고, 이에 대한 제재가 불가능하다면 그것은 명백한 독재권력이다. 이러한 잘못된 공권력의 행사와 제도운영의 관행을 독재적 행정에서, 자의적 재량권을 줄이고 투명하고 원칙을 확립해 나아가는 민주행정으로의 획기적인 변혁을 이룩해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국가의 정체성의 확립이란, 국가 권력의 행사가 헌법과 헌법에 의거한 법률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박정희의 실패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 줄 알아야 한다. 박정희는 경제성장제일을 말하며,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가장 훼손한 대통령이라 비난 받아 마땅하다. 박정희는 독재정치의 유산으로 국가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다. 정부 각 부처에서 행정적 필요에 의하여 법률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 부처에서 만든 법률이 다른 부처에서 만든 법률과 충돌하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였기에, 노태우 대통령 이 후의 모든 대통령은 실질적으로 행정부의 수반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통합장애는 각종 위원회 등 관변단체의 양산을 야기했고, 민주화 개혁을 하면 할수록 국가시스템의 통합장애는 심각해 졌다. 그 결과 국가는 고비용 저효율의 형편없는 시스템으로 망가져 버렸다.

 

국가의 본질은 규범적 강제질서이다. 국가는 국민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허용되는 일과 허용되지 않는 일을 법으로 정한다. 법은 마땅히 국민의 생활을 제약하는 데에 있어 최소한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건전한 삶을 위하여 권장되는 도덕적 규범과는 달리, 법규범은 국가가 이를 강제하는 최소한의 규범이며, 건전한 국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강제되고 준수되어야 하는 규범이다. 이러한 국가질서를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심각하게 훼손한 대통령으로 박정희와 노무현이 1.2위를 다투고 있다는 표현이 지나침이 없는 줄 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국가의 위기의 본질은 정당성의 위기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집단 할 것 없이, 무엇이 올바른 삶이고 무엇이 그른 삶인지 그 판단의 기준을 상실하였고, 국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허용되는 개인의 행위의 범주가 무엇인가 말하는데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의 결과로, 사회의 분열과 혼란 나아가 국가기강의 문란이 가속화되었다.

 

작년 10월 노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부터 4.15총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고비처 창설, 언론개혁, 과거사 청산 등의 일련의 개혁조치는 헌정질서 파괴적으로, 정권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현 정권의 개혁은 자신의 정권적 기반의 확장을 위하여, 계급모순 타파와 민족모순을 극복을 위한 계급해방 민족해방의, 사회주의 혁명방식을 취하였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국가와 사회의 질서를 문란케 하였으며 그 결과 북한의 대남전략에 휘말려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태롭게 하고 있다. 헌법을 수호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그 존재의 이유를 잃게 될 것이다. 노대통령은 자신의 마음이 헌법정신이라 말했었다. 문제는 노대통령의 정권욕에 따라서, 노대통령의 마음이 변하고 필요하면 헌법정신을 유린해도 좋다고 여기는 데에 있다.

 

나는 국가정체성을 어떻게 바로 세우고, 우리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적어도 20년 이상을 공부해 왔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국가를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위하여, 우리 나라의 제도 운영 실태를 검토하고 무엇을 어떻게 보완 개선하여야 할 것인가를 공부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제도가 어떠한 과정으로 만들어지고,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이 어떻게 행하여 지는가를, 그리고 문제 있는 법이 집행되며 야기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또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이를 개선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 공부해 왔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하여야 하는가에 대하여 법 이론과 사상, 실무의 차원에서 이를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에 구체적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국가란 무엇인가?

독일의 국가학자이고 법학자인 한스 켈젠(Hans Kelsen)은 그의 <일반국가학>에서 국가는 모든 사회현상의 전체, 즉 개별적인 부분현상과 명백히 대조되는 유기체적인 총체라는 의미에서 공동체 사회를 말한다.” 했다. 또 무정부적 가상적 자유의 표현으로 폭력을 허용하고 노예제도를 존속시키는 사회악에 대립하여, 법률적 자유의 표현으로 국가를 표현한다. 자유의 원리로써, 국가는 국가가 없으면 강자의 지배를 받게 되는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방어체로 존립한다. 자유란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를 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가를 통해서만 자유가 타당성을 가진다. 그리하여 국가는 이타주의적이고 보편적인 원리의 상징으로, 사회는 이기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 원리의 표현으로 사용된다. 국가는 사회의 범주에 속하는 인간들의 결합이며, 국가의 존재(Sein)는 당위 (Sollen)로 이해된다. 국가는 그 사회의 범주에서 생활하는 성원들에게 당위로써 규범을 강제한다. 켈젠은 국가의 본질을 규범적 강제질서로 설명한다.

 

그렇다면 국가는 무엇을 위한 규범적 강제질서란 말인가?

국가의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우리는 헌법의 의미에서 찾을 수 있다. 절대적 의미에서의 헌법의 개념은 모든 실재적인 정치적 통일과 더불어 부여되는 존재양식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헌법이란 특정국가의 정치적 통일과 사회적 질서의 구체적인 전체 상태, 나아가 정치적 통일과 사회적 질서를 형성하는 일정한 원리가 헌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Politeia)에서 <한 도시 또는 한 지역의 인간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공동 생활의 질서라 말했다. 국가에 있어서의 지배와 지배조직과 관련을 갖는 이러한 질서 속에는, 구체적인 정치구성체의 특성이 내포되어 있고, 구성체를 형성하는 질서의 목표(telos)가 존재한다. 이 질서의 목표가 헌법이다. 이러한 헌법이 없어지게 되면 국가도 없어지게 된다. 새로운 헌법이 확립되면 새로운 국가가 형성된다> 말했었다.

 

 

대한민국은 무엇을 위해 존립하는가? 당연히 헌법정신을, 헌법의 이념을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구체화하기 위하여 존립하는 것이다. 국가는 곧 헌법이고 헌법의 목적이 국가의 목적이 되며, 국가의 은 헌법의 정신에 - 우리의 경우 헌법전문의 정신에 녹아 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국가는 普遍的 眞理合理的 理性 그리고 正義自由, 平等理念國民主權理念을 포괄하는 憲法을 제정하고 이 헌법에 기초한 법으로 국가의 초석을 다져야 할 것이다. 국민은 헌법제정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주권을 헌법에 위임하고, 국가기관과 국민의 모든 권리와 의무는 헌법과 헌법에 의거해 만든 법률에 의하여 부여되고 부과되어야 한다. 이러한 국가의 존립을 전제로만 平和가 가능할 것이며, 憲政國家만이 국민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고 진정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국가와 사회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와 人道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여,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各人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안으로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다짐하는 헌법전문의 정신이 곧 우리의 대한민국이 존립하는 목적이다.

 

독일의 헌법학자 칼 슈미트(Carl Schmitt)<헌법은 사실로 현존하는 상태, 통일과 질서의 상태이다. 통일과 질서의 상태(Status)가 없어지면 그 존재도 소멸되기에 국가는 소멸한다. 헌법은 국가의 혼이고 구체적 생명이고 그 개별적인 실존이다. 국가가 헌법이다>라고 말했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무엇보다 헌정질서를 바르게 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헌법이 곧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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