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25 12:26:29

 

노무현 대통령님!

 

 

님은 지난 623일 김선일씨 살해에 즈음한 대국민 담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테러는 반인륜적인 범죄입니다. 테러행위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코 테러를 통해서 목적을 달성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결심임을 밝혀 드립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의 파병은 이라크와 아랍 국가에 적대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라크의 복구와 재건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이미 이라크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희,제마부대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은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입니다. 우리의 파병이 미국의 돕기 위한 것이지 이라크를 돕겠다는 것을 믿는 이라크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뉴욕 타임스>의 지난 429일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오차 한계 ±3%)에서 응답자의 46%''미국이 이라크로부터 철수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33%''이라크 전은 미국인들이 생명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전쟁''으로 여겼으며, 58%''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전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군 136명이 이라크에서 사망했는데, 이는 지난 3개월간 사망한 숫자를 합한 것(117)보다도 많은 수치입니다. 4월 사망자 수가 급증한 것은 3월말부터 수니파 이슬람교도의 요새인 팔루자에서 이라크 반군과 벌인 격렬한 교전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에게 지난달은 ''피의 4''이 되었습니다.

 

결국 지금껏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성과''와 여론의 평가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51일의 부시의 종전선언은 잔치도 벌이기 전에 김치국부터 마신 격이 되어 버린 셈입니다. 부시가 힘을 통한 해결 방식으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고 이라크를 점령하게 된 사실을 놓고 굳이 ''이라크전 임무 완성''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깊고 크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미국은 이라크 전에서 수렁에 빠진 듯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처는 단지 사상자 수의 증가 등 물리적인 의미의 상처를 넘어서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할 것입니다. , 미국이 무리하게 벌인 이라크 침공과 후속 조치에서 이라크인 들과 아랍인들은 물론 미국인들도 윤리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입니다. 이 윤리적 상처는 아랍인들에게는 ''반미감정'', 미국인들에게는 ''반전'' 분위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수 주 전부터 아랍 텔레비전들과 이라크 신문들은 계속해서 교전지역인 팔루자 지역에서 억울하게 사망한 이라크 민간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도해 이라크는 물론 아랍지역에 반미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c10400&no=165198&rel_no=1 (팔루자에서의 미군의 민간인 학살 취재보고)

 

더구나 가장 최근 미군들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장면들이 선정적으로 보도되면서 이라크인들의 반미 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는 미군의 무차별 공세에 비명 횡사한 동생의 사체를 두 팔에 안은 채 한 이라크인이 "도대체 미국인들은 이 땅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고 항의하는 사진을 크게 싣고 이라크에서 반미분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민들의 반전 분위기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시민들의 반전 목소리를 다음과 같이 생생히 전하고 있습니다.

 

"부시와 체니는 취임 당시부터 이라크 침공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 하기 위해 여러 사실들을 왜곡해 왔다. 나 자신 (이에 속아서) 이라크전을 지지한 사실 때문에 분노하고 있다"(마이클 라이언, 오레곤)

 

"이라크전에서 가장 좋았던 때는 사담 후세인을 잡았을 때였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유일하게 잘 한 일이었다. 그러나 사담을 체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부시 행정부는 그를 잡은 후 즉각 철수했어야 했다"(안나 바틀로, 오클라호마)

 

"나는 부시의 지지자는 아니었으나, 테러리즘에 대해 그가 취한 행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부시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방향을 잘못 잡았다. 부시는 알카에다를 찾아내는 데 옆길로 새 버린 것이다"(닉 덴트, 플로리다)

 

 

이라크 전이란 미국의 이슬람 권에 대한 적개심과 탐욕으로 시작된 <더러운 전쟁>임이, 미국인들 스스로에게서 조차 자각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인 민간인과 김선일 씨에 대한 잔혹한 살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국내 여론 또한 파병철회와 전투병 추가 지원등의 견해로 팽팽하게 대립되어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파병이란 국가의 중대사이고, 우리와 미국과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미국과의 약속 후, 이라크 전의 양상이 그리고 국제사회가 이라크 전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많이 변했고, 우리 또한 김선일 씨의 죽음이라는 어쩌구니 없는 비통한 현실과 맞딱뜨려진 상황입니다.

 

이라크 파병이 이라크와 아랍국가에 적대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님의 말은 한낱 수사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파병은 곧바로 전투행위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미국을 도와 파병을 하는 우리의 행동을 이라크와 아랍국가는 적대행위로 간주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김선일씨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을 당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 측은 김선일씨의 살해한 배후에 대한 보복을 약속하고, 부시 대통령은 김선일씨 사후에, 파병약속을 지켜주겠다는 님의 의사 표명에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부시대통령은 자신의 정권과 한 통속이 되어, 이라크 전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데에 우리를 이용하려는 듯 여겨집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국제여론은 나빠지고 있고, 미국 의 반전 여론 또한 고조되고, 부시 대통령의 인기 또한 급락하고 있는듯 여겨집니다. 미국이 스스로 수렁에 빠진 전쟁이라면, 나아가 미국민이 반대하는 전쟁이라면, 우리의 이라크 파병은 원점에서부터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이라크 파병에 대하여 국제적인 지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라크 전의 전개상황은 우리가 미국과 파병을 약속했던 싯점과는 아주 다른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변해 왔습니다. 이라크 포로들에 대한 미군의 반인륜적 가혹행위, 민간인에 대한 학살행위 등 미국의 씻을 수 없는 죄상이 드러나 있습니다. 9.11테러로 인한 이슬람권에 대한 적개심과 보복의 마음으로, 자신들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테러에 방지를 위한 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를 보유하고 있고 테러를 지원하였다 하여, 이라크를 침공하였습니다. 수많은 이라크 양민이 학살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전쟁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발을 빼야할 전쟁이지, 김선일씨의 애통한 죽음에 대한 감정적 대응으로 우리 스스로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라 믿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전쟁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불행하게도 미국은 이라크 전 국민의 나아가 이슬람권 전체의 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이라크 전쟁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발을 빼야할 전쟁이지, 김선일씨의 애통한 죽음에 대한 감정적 대응으로 우리 스스로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여서는 아니될 사안이라 믿습니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준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전쟁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불행하게도 미국은 이라크 전 국민의 나아가 이슬람권 전체의 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누구를 위한 파병입니까?

이라크를 위한 파병입니까? 이라크 전 국민이 비웃을 말입니다.

아니면, 미국을 위한 파병입니까?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 마져도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부시 정권이 곧 미국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면, 우리의 젊은이를 죽음의 길로 내 몰게 되는

이라크 파병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우리 대한민국이 서 있어야 할 자리는, 정의와 진리와

인류애의 편에서 생각하고, 우리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가 대한민국에 국익에 부합될 것입니다.

 

대통령은 국가가 처한 상황에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파병지지와 파병반대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국론 분열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국민에게 납득할 설명을 할 수 없다면 어쩌면,

현 정권은 출범 후 가장 위기의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파병입니까?

 

파병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 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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