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중심잡기
2004-10-04 09:34:24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
과거사 청산, 국가보안법 철폐, 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여야 간의 사생 결단 대립 구도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과거사 청산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켜 사회 안정을 깨뜨리고 경제를 어렵게 만든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북한의 대남 적화전략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고 국가의 안보를 위협한다. 국가보안법 철폐가 가져오는 안보의 위협이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용이하게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 대한민국의 내부 결속력을 와해하고 우리 사회에 계급 혁명의 조건을 보다 유리하게 하여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나아가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한다. 국제 유가가 최악이고, 신용불량자 문제 등으로 국내 소비가 최악이며,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갈등은 보다 첨예화되고, 개혁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국내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재정 적자 규모가 200조원이 넘는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거대한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비용 소모적 수도 이전의 문제가 적절한 것인지 충분한 검토없이 실행되는 수도 이전 문제에 대하여, 이를 반대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불신임으로 간주하겠다는 노대통령의 발언은 반민주적 발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이제껏 온전히 지켜지고 확립된 적이 있었던가?
국가보안법은 군사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오용되고 남용되어온 반민주 악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수도권 인구 과밀이 가져오는 심각한 문제가 산적한 것은 사실이다. 여야 대립 구도에서 여당의 주장도 야당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그 중심을 잃고 있다.
지금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국론은 분열되고 우리는 위기의 국가 현실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노대통령은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에 대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야당 또한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설득력 있는 반대를 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사 청산과 국가보안법 폐지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본질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정통성에 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 없이 서로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건국이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1948년 제헌의회에서 헌법을 제정한 이래, 대한민국 헌법은 한번도 온전하게 수호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아직도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 우리 사회가 계급혁명의 분위기에 휩싸여 국가의 존립을 위협받는다할 때, 우리가 지켜야할 국가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북한과 계급혁명 세력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부인하고 민중해방과 민족해방을 외치며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려 한다. 무엇으로 이를 막아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고, 헌법정신의 이념에서 국가의 정통성이 나온다는 것을 온 국민이 자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의 국가 정통성은 어디에 있는가? 프랑스의 국가 정통성은 어디에 있을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정통성은 헌법에서 비롯된다. (근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이념은 프랑스인권 선언에 집약되어 있다.)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조화와 자율을 바탕으로 국가 공동의 번영을 모색한다. 국가의 목적은 헌법의 목적을 실현하는 데에 있고, 이러한 헌정질서는 자유민주주의실현의 전제조건이 된다. 헌법은 우리 대한민국의 魂이고 생명이어야 한다.
지금은 국가정체성의 확립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요구되는 싯점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누가 대통령을 하느냐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헌법이 온전히 수호될 때, 그리고 이 땅에서 헌법정신이 온전히 구현될 때, 국가의 정통성이 확립되는 것이며 이를 전제로 할 때만이 대한민국의 영속적 번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온 국민 자각하여야할 때라 믿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많은 사람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왜 이처럼 어려운가? 노사가 반목하고 있는 자와 없는 자가 불신하고, 법도 원칙도 없이, 다중에 의한 시위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시민의식이 팽배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국민의 잘못만이 아니다. 부패한 제도와 잘못된 국가권력의 행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아니하고 법관이 법을 지키지 아니한다. 경관의 56%가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나라에서 국민의 준법정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기조차한 것이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이다.
헌법이념은 법치국가 법의 지배의 이념을 통하여 구체화된다. 법의 권위가 바로서야 국가의 질서가 확립되고 헌정질서가 확립되는 것은 물론이다. 법치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통치권자의 권한을 법으로 제제하는데 있다. 국가권력의 행사가 법률에 의하여 규율되어야 하며, 법관의 판결이 법에 기속되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이러한 법치주의 이념에 입각하여 제대로 국가권력이 건강하게 행사된 적이 한번도 없다. 대통령에 의한 헌법파괴가 마치 상식처럼 이어져 온 것이 부끄러운 헌정사이다.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를 경제성장의 공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직 힘을 숭상하는 국가가 오래도록 번영한 나라가 역사에 있었던가? 역사는 현재를 위해서 쓰는 것이다. 현재의 과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과거 역사의 해석은 달라진다. 과거의 역사에 대한 평가는 현재의 관점에서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할 역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가에 따라 엇갈린다. 현재 혼돈스러운 국가질서를 확립하고, 북한의 대남적화통일과 우리 사회 내부의 계급혁명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하여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일까? 갈갈이 찢겨진 국론을 통일하고, 국민화해와 조화와 자율을 통한 국민화해와 국가의 번영을 위하여 우리가 지키며 가꾸어 나아갈 대한민국은 어떠한 것이어야 할까? 국가 정체성의 확립이란 다름아닌 헌정질서 확립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건국이래 한번도 헌정질서를 확립하지 못한 채, 독재자의 권력으로 헌법이 유린되어온 부끄러운 헌정사이다. 박정희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심각하게 헌법을 파괴해온 독재자이다. 권력분립의 기반을 와해시켰고, 경제성장의 미명하에, 행정 편의에 의하여 멋대로 법을 만들고, 관리들에게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하도록 하여 대한민국에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뿌리뽑았다. 박정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철저하게 유린한 독재자로 평가하는 관점을 바르게 이해해야 비로소 헌정질서 확립을 통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이제껏 대한민국은 헌정국가도 법치국가도 아닌 무늬만 민주주의인 가짜 민주주의를 해왔다는 것이 우리의 과거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일 것이다. 과거를 온전한 시각으로 제대로 반성해야, 우리는 새로운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군사독재를 자유민주주의로,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멋대로 둔갑시켜 놓고서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가꾸어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사를 왜곡하는 국가로부터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정통성이 없었던 과거 대한민국을 정통성 있는 것이라 거짓되게 고집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시도하려는 집단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없게 된다. 민중의 함성이 헌법이라고 주장하고, 헌법기관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은 명백히 실정법으로 존재하는 것임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실정법은 반드시 집행해야 만이 대한민국의 체제를 수호하고 국가의 정통성을 확립할 수 있다.
경제살리기를 말한다. 민주주의적 헌정질서의 확립 없이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질서 또한 불가능하다. 우리는 여전히 관치경제를 행하며, 시장경제를 말하는 모순된 경제현실을 살고 있다. 행정의 예측가능성, 투명성, 법적 안정성의 토대로 기업의 투자환경이 결정된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상식이다. 한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의 의원은 과거사 국보법 문제로 여야간이 대립하면, 경제정책의 타이밍이 중요한데 제때 법안처리가 되지 않아 경제에 발목을 잡는다 말한다. 제도를 타이밍 잡아 실시한다는 철저히 개발독재식의 발상이다. 청와대와 열우당 그리고 행정부의 정책 조율의 부조화가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비판에 대하여, 여당의 한 의원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과는 다르게 이러한 이견과 마찰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말하고 있다. 하기야 한 방송과의 대담에서 대통령도 출자총액제한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서 기업과 정부 간의 줄다리기를 당연한 것을 말하고 있다. 건전한 시장의 전제조건이 투명한 행정, 예측가능한 행정, 법적안정성이 전제되어야 만이 기업은 주어진 제도적 조건하에서 경영기획을 할 수 있다는 시장경제의 기초적 지식조차 정치권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한심한 현실이다. 여야 막론하고 경제정책의 문제가 제도의 문제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제대로 된 제도가 요구하는 법적 요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이것이 박정희 시대의 관치경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시장경제와 관치경제로 뒤범벅되어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 경제정책의 한심한 현 주소이다.
시장경제의 도입은 단지 경제적 차원에서 이룩될 수 없다. 시장 경제는 17세기 영국을 기점으로 해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서방 세계의 전역으로 확산되었으며, 시장경제와 헌정국가는 상호의존적인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함께 발전해 온 제도이기 때문이다. 시민적 시장경제는 헌정국가의 사회학적 실체를 이루며, 헌정국가 역시 시민적 시장사회의 요구에 의하여 형성되고 발전되어 왔다. 정치적 운동으로서의 <자유주의>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목표- 헌정국가와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자유주의는 권력분립과 개인의 인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정치적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경제적 자유주의 - 다시 말해 민주주의적 헌정질서와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두 축으로 하여 발전되어 왔다.
헌정국가와 시장경제는 다음의 점에서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면서 발전되어 왔다. 헌정국가는 법적 안정성, 의회의 영향력, 경제적 자유, 특히 소유권의 보장을 통하여 시장경제에 제반 요건을 조성하여 준다.
첫째, 시장경제는 경영계획의 수립의 전제조건으로 법적안정성을 요구한다.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예측 가능한 데이터에 관한 지식이 정확할수록 기업의 활동은 용이해 진다. 노무현 정권은 이러한 점에서 시장경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경제를 운용을 하고 있다. 국가권력이 기업활동의 안전을 보장해 주기는 커녕, 오히려 기업경영의 영역을 침해하려 한다면, 기업은 생존을 위하여 본능적 거부반응을 보일 것이다. 국가 권력이 자의적으로 법을 운용하고, 기존의 법적 안정성을 깨뜨린다면 법적 안정성과 사회의 안정성은 파괴되고, 당연할 귀결로 기업활동은 위축될 것이다.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일반적으로 법관이 법률에 기속되어야 하고, 법관의 인적 물질적 독립이 보장되어야 하며,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국가권력의 행사로 법률은 형식성과 공개성, 일반성과 신뢰성, 나아가 내용상의 명확성을 가지고 운용되어야 한다.
둘째,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기업인들이 의회에 대한 영향력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자유주의가 자유주의적 헌정국가를 옹호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의회의 고전적 3대 기능이란, 입법과 조세와 정부통제에 있고, 이러한 모든 기능이 기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셋째, 헌정국가에서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 중에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자유를 포함한다. 이러한 자유들은 기업 경영상의 재산권의 처분과 상품의 자유거래를 가능하게 해 준다.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소유권과 같은 기본권이 그것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무엇보다 투자여건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그것은 정부의 정책수행이 일관성을 가지고 예측가능하게 해야 하며, 법적 안정성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 헌정질서의 확립을 통한 법적안정성을 통하여 사회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국민통합과 사회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보다 근본적 처방이다.
헌정질서를 확립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질서는 무엇인가?
국가권력과 법률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존립하는 것을 국민에게 실증하는 것으로부터 헌정질서가 확립되어야 한다. 나아가 법치국가 질서가 확립되어야 한다. 법치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최고 통치권의 권력의 오남용을 방지하는 데에 있다. 최고통치자의 권력남용은 실질적으로 정부입법을 행정편의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기존의 법적 안정성을 파괴하는 입법으로 행하여 진다. 나아가 다수당의 횡포에 의하여 헌법을 위반하는 입법행위가 근절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로 헌정질서가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들 마음 속에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신뢰하고 이를 지키고 가꾸어 나아갈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국가보안법 폐지는 오히려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적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아갈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헌법은 국가의 魂이고 생명이다. 중심을 잃고 허우적거리는 우리 대한민국을 올곧게 일으켜 세우고 우리모두의 공동의 번영을 위한 노력은 그 무엇보다 국가의 중심을 헌법에 두고 헌정질서를 확립하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헌정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길이다. 모든 국민의 마음 속에 이러한 마음이 자리잡을 때, 우리는 대내외적 국가적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개척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의 중심은 나아가 대한민국의 생명과 魂은 헌법에 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헌법에서 비롯된다. 헌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러한 확고한 신념만이 위기의 국가적 현실로부터 우리를 구하는 최우선 과제임을 우리 모두 자각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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