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06 14:22:53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3 짜리 딸 아이 책상 앞에 인터넷에서 퍼온 글인 것 같은 몇가지 표어들이 붙어 있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닐지라도 성공은 성적 순이다>라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에는 <개 같이 공부하여 정승같이 놀자> <지금 이 순간에도 적들은 책장을 넘기고 있다.>라는 말을 보면서 우습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맞는 말이다. 성적이 나빠도 행복할 수 있다. 성적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이 나빠도 남 달리 좋은 성품을 가질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남들 보기에 성공하지 못하였어도 오히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행복은 주관적이고 심리학적 테제라면, 성적은 객관적이고 사회학적 테제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테제를 비교하는 것이 잘못되었기에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 다시 말해 성적으로 행복의 척도를 가늠하려는 시도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

 

성공는 성적순일까? 학교성적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평가가 한 개인의 능력과 자질 나아가 그 사람이 갖는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에 충분하지 못하다. 학교 성적은 다음과 같은 내용에 대한 평가를 보여준다. 학교의 교과과정을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 특정한 싯점의 개인의 능력과 성실성에 대한 평가이다. 성적이 한 개인의 삶을 평가하는 데에 턱없이 부족하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얼마만한 연습을 통하여 보다 잘 해결하는가에 대한 평가일 뿐이다. 학교에서는 아무리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 할지라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몇 몇의 지식들과 연습문제를 습득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실질적인 삶의 상황이란 정답이 주어진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교육은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것만을 가르친다. 학교교육의 한계는 실패를 가르치지 못하는 데에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성공만을 가르치려 한다. 성공보다 중요한 것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나는 아이들에게 성공을 가르치기 앞서 실패를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진정 성공적인 삶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이를 극복하여야 성취할 수 있다. 삶의 상황은 우리가 생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엄청나다. 우리는 우등생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승승장구하는 성공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 조그만 삶의 좌절 앞에서 쉽사리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성공만을 배운 사람은 나약한 인간이기 쉽다. 실패를 통하여 실패를 딛고 일어난 성공이 보다 값진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고 그러한 직책을 통하여 보다 중요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학습할 기회를 얻은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성공적인 사회적 경력은 남들보다 보다 나은 업무능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력을 통하여 일에 대한 책임감, 다른 구성원들과의 업무의 협력을 통한 조직의 활성화 등을 통하여 사회조직을 이끌어갈 리더쉽을 체험하며 학습한다. 한 개인의 사회적 성공의 과정은, 다른 사람과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과 끊임 없이 갈등하며 화해하고, 경쟁하며 협력하는 관계를 지속하면서 성취한다. 한 사회조직 내에서의 한 개인의 성공이란 전체조직의 발전을 위한 보다 긍정적이고 중요한 일을 성취함으로써 이룩된다. 한 개인의 사회적 성공은 원론적으로 그 개인이 사회발전에 얼마만큼 기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 개인의 성공이 그 사회에 대한 기여도로 평가되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이다. 성공은 성실성과 책임감 조직에 대한 헌신도, 탁월한 업무능력 등으로 결정된다.

 

당연히 성공은 성적 순이 아니다. 개같이 공부하여 정승같이 놀아지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있다. 개같이 벌면 정승같이 쓸 수 없다. 개같이 벌면 개같이 망가지는 것이, 지은 대로 받는 그리고 뿌린 대로 거두는 삶의 이치이다. 진정한 성공은 내가 남을 이기는 것이 성공이 아니고, 보다 높은 책임감과 남들과 더불어 함께 일하는 협동심,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헌신적 노력을 통하여 비로소 참된 성공이 가능하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어 돈이란 많을수록 부족하고, 지위가 높을수록 더 높은 지위를 탐하는 것이 요즈음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人之常情이 아닌가 싶다. 모든 불행은 자신에 대한 집착과 기대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어야 하고, 내가 대접을 받는 사람이어야 하며, 내가 남들보다 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려한다고 집착하는 데에서 불행한 삶이 시작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출세하면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 대우를 받고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 보통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존경받고 남에게 대접받고 대우받는 것이 좋은 일일까?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인기인이 신나고 좋은 일이기만 할까?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는 것이기에 대다수의 사람의 경우 돈은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부족하다. 명예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존경을 신경 쓰고, 자신의 잘났음을 폼을 잡기 시작하면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란다. 교만해지고 자신의 관점으로 사람과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고 자신의 판단이 최선이고 옳다고 고집하게 된다. 사람은 이렇게 스스로 어리석음의 구렁텅이로 떨어진다. 자신의 멋대로 세상이 움직여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내 뜻에 따라야 한다고 고집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에 대한 세상에 대한 이해의 범위가 제한된다. 탐욕과 교만은 자신에 대한 이기심과 자아에 대한 집착으로 스스로 자신을 병적으로 만든다. 자신 스스로 자기 마음대로 다루기 어려운 것인데 남의 생각이나 행동이 자신의 뜻대로 되어지기를 바란다면 이는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스트레스 인자를 만드는 어리석음일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이유이다. 자신의 삶의 실현을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풍요로움의 과시, 다른 사람들의 대우나 인기에 의존하는 것은 거짓된 삶의 표식이다. 진정한 의미의 성공적인 삶이란 자신이 가진 보편적 인간성을 보다 확장하여 실현하는 것이다.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위하여 나눌 수 있을 때, 힘센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하고 지켜줄 때, 아는 자가 모르는 자를 일깨워 줄 때, 참된 의미의 보편적 인간성은 실현된다.

 

사람은 사회적 성취를 통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인간성을 실현해 간다. 사랑 받기 위해서 사랑하여야 하는 것처럼, 존경받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만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을 업신 여기면서 남의 존중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의무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 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참된 의미의 사회적 성공이란 남들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것을 책임지려는 행위의 영광을 통하여, 내가 그 누구보다 다른 이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려는 마음의 자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올바르게 깨달을 때 사회적 성공은 인간을 참된 의미의 행복의 길로 인도한다.

 

현재의 자신에 안주하지 아니하고 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은 건전하고 활력적이고 생명력이 넘치는 삶이다. 향상되는 삶이 건강한 삶이다. 가능하면 죽을 때까지 부족함을 고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배울 수 있는 삶이 건강한 삶이다. 성공한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행복한 사람이 불행한 사람보다 훨씬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것은 분명하다.

 

행복한 삶을 위하여 내 스스로를 일깨우며 산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스스로를 일깨운다. 정직하지 못하면 부족함을 인정할 수 없고, 부족함을 인정할 수 없으면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배우지 못하면 발전할 수 없고 발전하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 사는 것이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주어진 삶에 그리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삶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배웠기에... 하루에 한 번은 반드시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내 마음을 가다듬으며 살아간다. 생활 속에 음악이 있고 노래가 있어 더 좋은 그런 나날이고 싶다.

 

내가 살아가는 날들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을 찾아가면서, 남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K. 문화 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펜은 칼보다 강하다.  (0) 2026.01.01
말하기의 어려움  (1) 2026.01.01

+ Recent posts